드라마 아들과 딸 감상기. 남아선호사상을 그린 드라마

심심하다고 투정 부리시는 어머니께 태블릿 pc를 사드리고, 답답한 작은 화면보다는 시원하게 큰 화면으로 보시라고,

tv 큰 화면에 연결해서 보는 방법까지 알려 드린지 언 두 달여..

이제 어머니는 한가한 시간에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옛날 드라마 보시는 낙으로 사신답니다.

(왠지 효도한 거 같아서 마음이 뿌듯.. ^^)

 

하루는 [아들과 딸]이라는 어딘지 모르게 친숙한 제목의 드라마를 열심히 보시길래, 옆에서 시간날때마다 같이 보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마지막회까지 얼마 전에 다 정주행 했네요. ㅎㅎ

 

보는 내내 믿기 힘들었던 그 시대, 드라마 ‘아들과 딸’


드라마 아들과 딸 감상기. 남아선호사상을 그린 드라마

▲ 출처 : MBCClassic 유튜브 

 

사실 화질은 살짝 아쉬웠지만, 내용이 흥미진진해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남아선호사상을 다룬 내용으로, 차별받던 딸과 금지옥엽 키워진 아들의 이야기에요.

지금시대에 이런 내용이 방송되었다면 방송사 난리나겠죠? 역시 시대적 배경은 옛날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몇십년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구요.

그 시절을 살아본적이 없어서, 정확한 극중의 시대가 몇년대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60~70년대 정도일 거라고 추측해보네요.

 

출연진을 보니 엄청나네요.

최수종, 김희애, 채시라, 오연수, 고두심, 정혜선, 백일섭, 한석규… 이거 실화?? 정말 연기드림팀이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 연기잘하는 배우들 총집합 !!

물론, 저 배우들이 젊은 나이였기에 가능했지, 현재라면 저 배우들을 한 작품에 섭외할 수 있는 방송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정말 화려한 캐스팅이네요.

 

1992~1993년 방영된 드라마로, 당시 60% 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하네요.그때는 다시보기 서비스가 없었던 때니까, 다들 본방사수를 했을 것이라는 걸 감안해도 놀라운 시청률이 아닐 수 없습니다.

 

드라마 내용을 살펴볼게요.

 

7대 독자로 태어난 귀남(최수종) , 이란성 쌍둥이인 딸 후남(김희애)

어머니(정혜선)는 아들인 귀남이만 애지중지하며 후남이를 부엌데기로 부려먹습니다. 아들보다 더 공부잘하는 딸이 못마땅했던 어머니는 아들앞길을 막는다며 후남에게 망언을 쏟아붓죠.

대학시험에서 귀남이는 떨어지고 후남은 합격을 합니다. 그 뒤의 어머니의 반응은…

어머니에게 얻어맞은걸로도 모자라 도둑누명까지 쓰게 된 후남은 환멸감을 느끼고, 가출을 감행. 무작정 서울로 향하게 되고, 공장, 김밥집 등을 전전하며 고생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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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MBCClassic 유튜브

 

그러나 의지의 한국인 후남은 이후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방통대로 공부를 이어가며 주인공다운 포스를 보여줍니다.

잘 먹지도 못하고 힘들게 일과 공부를 병행하다가 결핵에 걸린 후남.

어머니는 이런 후남에게 “그거 옮기는 병 아니냐“며 귀남이 걱정만 하죠.

 

저 대사를 듣고 저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아무리, 남아선호사상이 심했던 시절이라고 해도,자기 배아파 낳은 자식이 결핵에 걸렸다는데, 얼마나 아픈지 걱정하는 마음이 먼저 드는게 정상적인 어머니의 마음 아닌가요?

정말 시청하다가 뒷목 여러번 잡게 만드는 정혜선님의 명연기.

여튼, 어머니의 냉대에도 후남은 공부에 매진, 일반대학 편입후, 출판사 취직을 거쳐 나중에는 교사가 되죠, 이후 [아들과 딸] 이라는 의미심장한 소설을 발표, 소설가로도 성공합니다.

검사 한석호(한석규)와 결혼에 골인하며, 일도 사랑도 모두다 대성공.. 심지어 김희애는 이 작품으로 그해 연기대상까지 수상하는 쾌거를 올립니다.

한편 우리의 귀남이는요.

집안의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한몸에 받지만, 사법시험 보는 족족 떨어지고, 짝사랑하던 안미현(채시라)과의 러브라인도 실패, 매일 괴로워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은행원으로 진로를 급변경. 동생으로 알고 지내던 성자(오연수)와 결혼을 합니다.



▲ 출처 : MBCClassic 유튜브

이후 성자는 내리 딸만 둘을 낳아서 시어머니를 뒷목잡게 만들고, 후남이는 딸만 낳은 성자를 타박하는 어머니에게 그동안 딸로써 느꼈던 서운했던 감정을 쏟아냅니다..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든 생각은 “정말 저 시대에 안태어나길 잘했다” 라는 생각이었어요. 드라마니까 과장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드라마를 보시던 어머니께서는 쿨하게 “그땐 저런 집 많았다” 라고 말씀하셨거든요.

어머니에게 사랑한번 못받고 모든걸 혼자 힘으로 해내야만 했던 후남이도 가엽지만, 귀남이 입장에서도 그런 관심과 차별대우가 마냥 맘 편하지 만은 않았을 거 같아요.

저출산시대, 딸이든 아들이든 최선을 다해 키우는 요즘 부모들과는 많이 동떨어진 내용이지만,

좋아하는 배우들의 젊었던 시절 풋풋했던 모습을 보는 재미와 극중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올드팝이 귀를 즐겁게 만들었어요.

경험해 보지 못했던 시절을 드라마로 나마 간접 경험하는 재미도 쏠쏠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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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남동생과 절 차별 없이 사랑으로 키워내신 어머니께 앞으로 더 많이 효도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 엄마 사랑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