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높은 풀 속에서’를 감상했습니다. 미국에서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작가 스티븐 킹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고, 영화 ‘큐브’를 연출한 바 있는 빈센조 나탈리가 감독을 맡은 작품인데요.
개인적으로 스티븐 킹 소설도 좋아하고 영화 ‘큐브’도 너무 재미있게 봤던터라 넷플릭스에 공개되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했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높은 풀 속에서’ 후기
제목: 높은 풀 속에서 (In the Tall Grass)
감독: 빈센조 나탈리 (주요작품 : 큐브,스플라이스,싸이퍼)
출연: 패트릭 윌슨, 해리슨 길버트슨, 레이첼 윌슨, 티파니 헬름
공개일: 2019년 10월 4일
장르/러닝타임 : 스릴러,공포/ 101분
장르는 공포,스릴러로 나오지만 무서운 것을 잘 못 보시는 분들이 보기에도 딱히 무리가 없습니다. 그냥 은은하게 분위기만 조성할 뿐, 특별히 무서운 장면이 등장한다던지 직접적인 장면 묘사는 거의 없어요.
높은 풀 속에서 줄거리
– 줄거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내용 누설이 있을 수 있으며, 중요한 결말이나 반전은 제외했습니다.
인적이 드문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차 한대가 있습니다. 차 안에는 칼,베키 남매가 타고 있는데요. 입양 관련 절차를 알아보기 위해 샌디에이고로 향하는 길 입니다.
여동생 베키(레이슬라 데 올리베이라)는 현재 임신 6개월, 몇달만 지나면 아이가 태어나게 되는데 본인이 직접 키우기는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결국 아이를 입양 보내기로 결심하게 되고 오빠 칼(에이브리 휘테드)이 함께 동행하게 된 것이죠.
칼이 먹고 있는 햄버거 냄새를 맡은 베키는 입덧을 하기 시작합니다. 오빠는 잠시 차를 세우는데..
높은 풀 속에서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도와주세요! 길을 잃었어요!’
사람 키 보다 높은 풀들이 우거진 수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오빠 칼은 아이를 도와주기 위해 수풀 속으로 들어갑니다.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던 여동생 베키도 칼을 따라 들어가는데..
도움을 요청한 아이의 이름은 토빈(윌 부이 주니어). 목소리는 분명 가까운 곳에서 들리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칼,베키 남매는 점점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전화도 끊기고 목소리는 들리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고.. 불안해진 베키는 칼에게 밖으로 나가자고 말합니다. 하지만 나가는 길은 보이지 않고 아무리 걸어도 그 자리입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수풀때문에 나가는 출구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죠. 그렇게 시간만 계속 흐르고 밤이 찾아옵니다.
어둠속을 헤매던 베키는 토빈의 아버지 로스(패트릭 윌슨)를 만나게 됩니다. 길을 안내해 주겠다며 자신을 따라오라고 말하는 로스. 베키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지만 로스를 따라가기 시작합니다.
한편 오빠 칼 역시 한 꼬마아이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 아이는 바로 수풀 속에서 도움을 요청했던 토빈입니다. 도움을 요청한 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카리스마 있는 표정에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던 토빈은 칼을 향해 한마디 합니다. “베키는 곧 죽을거에요!” 곧 이어 들려오는 베키의 비명소리.
그렇게 밤이 지나가고 아침이 되었습니다. 한 청년이 새롭게 등장하는데 그는 베키의 전 남친 트래비스(해리슨 길버트슨)입니다. 칼과 베키가 실종된 걸 알고 나서 그들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길을 나선 것이죠.
수풀 앞에서 베키의 책을 발견한 트래비스는 그녀를 찾기 위해 풀 속으로 들어가고, 수풀 속에서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낀 트래비스는 풀에 매듭을 엮어 나가는 길을 표시해 둡니다.
이후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토빈,칼,베키와 트래비스는 한 장소에서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네 사람 눈에 보인건 죽어있는 개 한 마리. 평소에는 계속 공간이 움직여서 서로 만날 수가 없었지만 죽은 자가 있는 공간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만날 수 있었던 것이죠.
수풀 밖에선 몇 개월이 흐른 시간이지만 수풀 안에선 고작 몇 일이 흐른 상태. 시간의 흐름도 제 멋대로인데다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이곳. 이들은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요?
높은 풀 속에서감상후기
이 영화에는 <아쿠아맨>,<애나벨 집으로>,<패신저스>,<컨저링>,<인시디어스> 등에 출연한 바 있는 미국의 유명 배우 패트릭 윌슨이 출연합니다. 수많은 공포영화에 출연한 베테랑 배우답게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를 끌고 가는 역할을 합니다. 아역배우 윌 부이 주니어를 포함한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크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건 공포영화지만 깜짝깜짝 놀래키는 장면들이 많이 없다는 점,(놀래키는거랑 무서운거랑은 다르죠.) 우거진 수풀을 공포의 소재로 활용한 신선한 시도,음산한 분위기를 잘 표현한 화면연출 정도를 꼽을 수 있겠네요.
그동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에 여러번 실망한 경험이 있었는데요, 이번 영화는 스티븐 킹 원작에 빈센조 나탈리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라 ‘이건 재미있을거야!’ 라며 기대를 했었습니다. 실제로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제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샤머니즘 같은 것들이 등장하는 부분과 후반부 깔끔하지 못한 마무리는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한정된 공간안에 고립된 사람들’ 어느 정도 기본 재미를 보장하는 소재죠. 저에게 이 영화는 소재가 주는 기본적인 재미. 딱 그만큼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
1.청불인데 생각보다 잔인한 장면이 많이 없네.
2.패트릭 윌슨 공포 연기는 역시.
3.초반(재미) – 중반(몰입) – 후반(음..).
4.그래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중에서는 괜찮은 편.
5.큐브 시리즈 다시 봐야겠다.
개인적인 평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높은 풀 속에서’에 대한 제 개인적인 평점은 7.5점입니다. 초 중반까지는 몰입하면서 흥미진진하게 감상했지만 중 후반 토템신앙, 무속신앙같은 컨셉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감흥이 사라지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종교,무속신앙 등이 등장하는 영화를 별로 안좋아하다보니.. )
넷플릭스가 드라마,다큐 쪽은 참 잘 만듭니다. 그에 비해 영화쪽은 솔직히 좀 그렇죠. ‘나의 마더’, ‘폴라’ 같은 소수의 작품들을 제외하면 지루한 영화들도 많고 양산형 영화들도 꽤나 많습니다. ‘높은 풀 속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치고는 상당히 잘 만든 편에 속합니다. 소재의 특성상 호불호는 많이 갈릴 거 같긴 하지만 킬링타임용으로는 크게 나쁘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