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전 갑을전쟁 후기, 갑질 영화

갑을관계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래는 법률용어에서 나온 말인데요. 계약을 맺고 있는 관계에서 편의상 갑과 을로 나누던 호칭이었는데, 최근들어서는 그 의미가 조금은 바뀌었습니다. 지위가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을 갑으로 표현하고, 아래에 있는 사람을 을로 표현하곤 하죠.

힘이 있고 막강한 권한을 가진 갑의 횡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매스컴에 여러차례 보도되는 ‘갑질논란’ 뉴스를 보고 있다보면 씁쓸함이 느껴지곤 하죠. 세상에는 먹고 살기 위해 갑질을 묵묵히 참고 견디는 을들이 참 많은 거 같습니다.

최근 본 영화 ‘접전 갑을전쟁’은 기업 회장의 갑질을 견디다 못해 폭발한 운전기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지대한,박노식 주연의 영화로 독립영화 특유의 매력이 잘 드러나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갑을 향한 을의 분노 ‘접전: 갑을전쟁’  


접전 갑을전쟁 후기, 갑질 영화

제목
접전 갑을전쟁  
감독
지성원
출연
지대한,박노식,주소정,지성원
개봉일/관람등급
2019년 11월 21일 / 15세관람가
장르/러닝타임
액션,드라마 / 79분
쿠키영상
있습니다. 

 

 
이 영화는 실제 있었던 갑질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으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장면들이 중간중간 들어가 있어 관객들의 분노를 유발합니다. 수많은 영화에서 조연으로 등장했던 지대한이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고, 영화 ‘살인의추억’에서 ‘향숙이’라는 대사로 주목받았던 배우 박노식이 공동주연으로 나오는 작품입니다. 

접전 갑을전쟁 줄거리 

– 내용 누출이 있을 수 있으며 중요한 반전이나 결말 부분은 제외하였습니다. –

 



 

회사 직원들을 쓰레기 취급하며 입만 열면 폭언에 폭행까지 서슴치 않는 갑질의 대명사 김회장(박노식).

먹고 살기 위해 김회장의 갑질을 묵묵히 참고 견디는 짠내나는 운전기사 창수(지대한).

운전기사 창수의 딸과 아내는 창수가 대기업에 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창수는 아내 몰래 적금을 깨서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쪽박난 상태.

운전기사 일을 한다는 것과 살고 있는 집 월세가 3개월넘게 밀렸다는 걸 아내가 알게되고, 격분한 아내는 창수를 폭행합니다. 아내에게 맞은 창수는 고막이 터지고…



한편, 오늘도 갑질에 여념없는 김회장. 회사 면접장소에 면접관으로 나와 지원자들을 모욕하기 시작합니다. 여성 지원자를 이리저리 훑어보고, 남성 지원자에게는 푸시업을 시키는가 하면 뱃살을 지적하면서 모멸감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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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로는 성이 안 찼는지 저녁에 술집으로 향한 김회장은 부하직원인 팀장에게 굴욕감을 심어주는데요.

 

술 잘 먹다말고 이것저것 지적하던 김회장은 자신의 구두를 벗어 테이블 위에 놓습니다. 이후 물수건으로 발가락 사이사이를 닦은 뒤 구두 안에 양말과 함께 집어넣고 술을 가득 부어 팀장에게 마시라고 건넵니다.



한 사람의 영혼을 짓밟고 유유히 술집에서 나오던 김회장. 제 버릇 개 못주고 지나가던 행인 하나를 붙잡고 시비를 걸기 시작합니다. 자신과 부딪혔는데 사과하지 않았다고 걸고 넘어진 것이죠.
 
이를 목격한 운전기사 창수는 싸움을 말리면서 행인에게 대신 사과합니다. 김회장은 누구 편을 드는거냐며 창수의 뺨을 때리고..  차에 타서도 계속해서 창수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합니다. 


“복창해. 나는 언제는지 폐기할 수 있는 폐기물이다.”
먹고 살기 위해 그걸 또 복창하는 불쌍한 운전기사 창수.


인간쓰레기 운운하며 너같은 인간은 시키는대로만 하고 살라고 막말을 시전하는 김회장. 운전중인 창수의 얼굴을 발로 툭툭 차며 운전 똑바로 하라고 폭풍 잔소리를 시전합니다. 창수는 짤리지 않기위해 묵묵히 김회장의 갑질을 참아냅니다.

그러던 중 어머니의 전화를 받은 창수는 김회장이 뒤에 있어 대답도 제대로 못하고 이어폰으로 듣기만 합니다.

“전화받기 힘드니? 몸 건강하게 잘 지내야 한다.” 진심어린 어머니의 걱정에 창수의 눈가엔 눈물이 고이고, 호랑이같은 아내의 모습과 그동안 김회장에게 당해왔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인내심의 한계에 달한 창수. 결국 폭발하게 되는데… 창수는 과연 관객들에게 사이다를 선사할 수 있을까요? 이후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영화 ‘접전: 갑을전쟁’을 통해 감상해보세요.

접전 갑을전쟁 감상후기

 



 

 

갑질을 소재로 한 영화답게 갑질의 표현방식이 참 현실적입니다. 제가 겪어보지 않은 일이고 단순히 영화를 감상하는 제3자의 입장에서 봐도 피가 거꾸로 솟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만약 저런 상황에서 나에게 아무런 대책이 없고 참고 견뎌야만 하는 입장이라면.. 전 아마 하루도 못 견딜 거 같아요.

영화속에 등장하는 갑질들이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니, 한국 사회 곳곳에 갑질이 얼마나 만연하고 있는지 짐작이 됩니다. 물론 역사 이래 갑질이 없었던 때는 없겠지만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전근대적인 인권유린이 행해지고 있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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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배우 지대한과 박노식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주로 범인이나 불량배 역할을 도맡아해오던 지대한은 주인공 창수 역을 통해 무기력한 모습부터 감정을 폭발시키는 연기까지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었습니다.

박노식의 연기변신도 반갑네요. 그동안 어리숙하고 다소 모자라 보이는 역할들을 주로 맡아왔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싸가지없는 김회장으로 출연해 평소에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영화 ‘접전 갑을전쟁’ 은 갑질사회를 향한 비판을 담고 있지만 중간중간 코믹한 상황들을 깔아두어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갑질문화를 향한 비판의 메세지를 담고 있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적절히 힘을 안배한 연출이 괜찮았습니다.
다만 음악이 너무 크고 대사가 작게 들리는 사운드 불균형 문제와 창수와 김회장의 관계가 역전되는 부분이 조금만 더 통쾌했다면..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은 있네요.

comment

1. 언제쯤이면 갑질이라는 단어가 없어질 수 있을까.
2. 조한선,김인권 우정출연. 
3. 박노식의 재발견.
4. 회사생활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내용. 
5. 제일 무서운 건 가족간에 행해지는 갑질.
 


 

개인적인 평점 8/10

영화 ‘접전 갑을전쟁’에 대한 제 평점은 8점입니다. 현실적인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볼만한 영화였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 특정인을 대상으로 갑질한 적은 없었는지 내 자신을 돌이켜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