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모이 후기, 잔잔한 감동이 있는 영화

일을 끝내고 퇴근하면 늘 고정적으로 하고 있는 취미생활인 게임이 있다보니, 극장에서 영화보는 일이 저에겐 쉽진 않아요. 혼자 극장가는건 아직 좀 어색하고, 친구나 가족과 극장을 가게되면, 영화만 보고 바로 올수도 없고 외식도 해야하고 술도 한잔 하다보면 5시간정도는 금방 지나가니까요.

 

그래서, 저는 아예 빔프로젝터를 집에다 설치해두고, 영화가 빨리 극장에서 내려와서 iptv에 vod로 뜨기를 기다립니다.

최신작을 바로바로 감상하지 못하고 남들보다 좀 더 늦게 본다는 단점은 있지만, 극장에서의 일부 무개념관객들을 상대하지 않아도 되고, 길에서 버리는 시간없이 내 시간을 알뜰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거 같습니다.

 

제가 영화를 보는 방식이 이렇다보니 뒤늦게 감상하게 된 영화 말모이. 블로그 이웃님들의 여러 후기들을 통해 괜찮은 영화라는 평들을 많이 봤기에 고민없이 어제밤에 결제후 감상했습니다. 우리 민족의 수난기인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네요.

 


영화 말모이 후기, 잔잔한 감동이 있는 영화

 

영화 말모이 기본정보

영화 말모이 장르는 드라마입니다. 2019년 1월 9일 개봉작이구요. ‘번개와춤을’, ‘택시운전사’ 영화 각본을 썼던 엄유나 감독의 작품입니다.

2시간 15분의 러닝타임이구요. 12세이상관람가입니다. 출연진을 보면 윤계상,유해진,우현,김홍파,김태훈,김선영,송영창,민진웅,허성태 등등 많은 연기파배우들이 출연합니다. 

 

줄거리(스포없음)

아들하나 딸하나를 키우고 있는 평범한 극장직원 판수. 어느날 조선어학회에 직원으로 고용이 되고, 한글에 대해 무지했던 까막눈 판수는 처음에는 조선어학회에서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시큰둥해 하지만,  전국의 말을 모으는 작업인 ‘말모이’ 에 함께 하면서 우리말의 소중함에 대해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일제강점기 감시와 억압 속에서 진행되는 조선어학회의 ‘말모이’ 작업. 성공할 수 있을까요?
 

 

말모이 뜻: 말을 모아 놓은 것, 한국에서 나온 최초의 국어사전을 의미합니다.

 

 

영화 말모이 감상기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크게 기대를 안했습니다. ‘억지 감동을 강요하진 않을까?’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 너무 딱딱한 내용이면 어떡하지? ‘ 라는 걱정도 약간 있었구요.
하지만, 영화 초반부에서부터 그런 걱정은 사라졌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무겁고 진중한 소재이지만, 중간중간에 영화를 보는 관객이 피로감을 느끼지 않도록 가벼운 유머장치들이 깔려 있었고, 각본도 짜임새있게 진행되어 지루함을 전혀 느낄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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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짜임새있는 연기력도 좋았지만,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음악들도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택시운전사,싱글라이더 등등  여러 작품에서 음악을 맡았던 조영욱 음악감독이 작업했군요.

이미 여러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수차례 수상한바 있는 실력있는 음악감독이죠. 극의 흐름과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더 장면에 몰입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음악들이 귀를 즐겁게 합니다.

유해진은 이제 원톱주연을 맡아도 어색하지 않을 배우가 된 거 같구요. 윤계상의 연기도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특히 조선어학회 회원들로 나온 우현,김태훈,김홍파의 연기와 홍일점 김선영의 연기.조선어학회 선조들의 희생과 노력들이 고스란히 전해지게끔 흡입력있는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영화 말미에 억지신파가 들어가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그런건 없었습니다. 눈물을 쥐어짜내는 신파가 아니라, 한국인으로 느끼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잔잔한 감동이랄까요.

 

아무튼 소재를 생각한다면 전혀 새로울게 없고 뻔한 내용인데, 영화를 보고나면 먹먹해집니다. 이 영화로 인해서 한글이 얼마나 우수한 언어인지도 새삼 느끼게 되구요. 이런 아름다운 한글을 소중히 지켜주신 조선어학회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영화가 망하면 정말 안타까운 일인데, 다행히 손익분기점 280만은 넘겼다고 합니다. 또 저처럼 안방에서 vod 결제하는 관객들도 있다는 걸 고려한다면,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보이네요.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

 

1. 대기만성형 배우 유해진. 과거엔 코믹 조연 전문배우였지만, 이제 극을 이끌어가는 주연배우로써 전혀 손색이 없다.

2. 윤계상은 최근들어 작품고르는 안목이 많이 좋아졌다. 윤계상의 출연작은 당분간 믿고 봐도 될 듯하다.

3. ‘배우의 딕션이 좋다’, ‘~를 대하는 에티튜드’,’비비드한 컬러’ ,’벨벳감촉의 텍스처’,’ 너무 투머치해요’ 등등 최근 우리는 외국어 남용이 너무나 심각한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도 아끼지 않았던 선조들의 희생을 생각한다면 깊이 반성해 볼 문제. 우선 나부터도 쓸데없는 외국어사용을 줄여야겠다고 반성했다.

4. 영화 속 음악이 너무 좋다.

5. 엄유나 감독은 이 영화에서 감독과 각본을 함께 담당했는데, 역시나 영화의 힘은 각본에서 나온다.

개인적인 평점

이 작품에 대한 제 개인적인 평점은 9점을 주고 싶습니다.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소재를 부드러운 완급조절로 연출한 연출진의 역량에 박수를 보내구요.
조선어학회 회원들로 나왔던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나 좋았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봐야 할 영화’ 이런 상투적인 표현에는 평소 상당한 거부감을 느끼는 저이지만, 이 영화만큼은 그 표현을 쓰고 싶네요. ‘한국인이라면 봐야 할 영화’.
잔잔한 감동과 영화적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