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 오후 밀양 관아지, 경상남도 기념물 제 270호

동생 결혼문제로 어제 밀양 본가에 다녀왔습니다. 본가로 가던 도중에 잠시 차를 멈추고, 밀양 관아지를 둘러보고 왔는데요.

밀양 관아지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 270호로 지정이 되어 있는 문화재입니다.

관아는 지방의 수령이 공무를 처리했던 곳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불타 없어진 것을 1611년에 부임한 원유남 부사가 재건해서 만들었구요. 이후 명칭이 여러번 바뀌었고, 용도도 시청,읍사무소 등으로 다양하게 쓰여지다가 2010년에 지금의 관아로 복원한 것입니다.

 


흐린 날 오후 밀양 관아지, 경상남도 기념물 제 270호

 

 

밀양 관아지는 밀양전통시장인 밀양아리랑시장 바로 근처 도로가에 있기 때문에, 방문하기가 아주 편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오며 가며 보기만 했지 실제로 들어가 본적은 없었는데요, 밀양에 온 김에 포스팅거리 하나라도 챙겨야겠다는 일념하에 한 번 들어가봤습니다.

 



정문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름은 응향문(凝香門) 입니다. 관아지를 지키고 있는 포졸들이 눈에 띄네요. 예전에는 문화재에 방문했을때 마네킹들이 대체로 코믹스러운 면이 많았었는데, 요즘은 완성도 높게 잘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에요.

잔뜩 흐린 날씨때문에 사진이 선명하지 못하네요. 제가 사진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잘 못 찍기도 하구요.



정문 바로앞에 삼거리가 펼쳐져있고, 주민센터 건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른쪽편에는 밀양아리랑시장이 들어서 있구요. 전통과 현대가 코앞에서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접근성이 좋고,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보니, 밀양 현지인들은 이미 많이 방문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가 들어갔을때는 방문객은 1명도 없고 저 혼자 뿐이었어요.



정문을 따라 쭉 들어가보니 근민헌(近民軒)이 나옵니다. 이곳은 관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근민헌은 동헌으로 부사가 행정을 처리하던 곳입니다. 앉아 있는 마네킹이 바로 부사입니다.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이곳은 북별실(납청당)입니다. 한 선비가 앉아서 글을 읽고 있는 모습이 보이네요. 대청마루 위로 올라갈때는 신발을 벗고 올라가야 합니다. 가까이 가서 보고 싶었지만, 신발 벗기 귀찮아서 그냥 멀리서만 감상했어요.

 



 

이곳은 매죽당입니다. 책방이구요. 한때 부사 집무실 역할을 하기도 했던 곳으로, 고을 원 자손들이 독서를 했던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저 창호지는 누가 저렇게 찢어놓은 걸까요? 문화재를 아낄 줄 아는 성숙한 관람문화가 아쉬워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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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조선시대 분위기를 잘 복원했네요. 벚꽃들도 이쁘게 피기 시작했습니다. 봄이 오긴 왔나 보네요. 이곳을 둘러보다 보니 드라마찍어도 손색없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어요.



신민아와 이준기의 등신대가 놓여져 있네요. 드라마 ‘아랑사또전’을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아랑사또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남다른 기분으로 감상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북별실로 향하는 공간, 마당이 넓어서 관람하는 내내 소소하게 운동도 되는군요.



유원지에 흔히 있는 얼굴을 넣고 사진찍는 구조물. 저는 돈을 준다고 해도 저기에 얼굴을 넣고 싶진 않습니다. 이런 거 은근히 좋아하시는 분들 꽤 많죠?



마당 한켠에 이렇게 널뛰기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있구요. 한번 뛰어보고 싶었지만, 혼자서 널을 뛰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구경만 했습니다.



관아지 마당에는 이렇게 큰 나무도 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나무에요. 나무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빗방울이 한 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서둘러 차로 향합니다.



건물 밖 입구에는 공덕비가 여러개 세워져 있는데, 과거 관찰사들이 재임기간 중에 선정을 베풀어 백성들 사이에서 평이 좋았을때 그 정신을 후세에 알리기 위해서 밀양 부민들이 세웠던 비석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도 이런 훌륭한 지도자들이 많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가져봅니다. 아무튼 이것들은 예전에 영남루 일원에 있었던 것들이었는데요. 관아가 세워질 무렵 이곳으로 옮겨진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밀양 관아지를 둘러보니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곳이라고 느꼈어요. 화장실도 이용해 봤는데, 내부가 아주 깔끔했구요. 관아지 내부에 있는 건물과 정원들도 잘 정돈되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누군가 창호지를 손으로 찢어놓은 부분만 빼구요.

 

아무튼, 도심 한 가운데 이런 시설들이 있는 것이 신선했고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본가로 가는 길에 영남루도 잠시 들러보고 싶었지만,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잠시 쉬어가기 좋은 휴게소 같은 느낌을 받았던 밀양 관아지였습니다.

주소는 경남 밀양시 중앙로 348  문의전화는 055-359-5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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