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의 농염주의보 후기, 넷플릭스 스탠딩코미디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라는 넷플릭스 스탠딩코미디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원래는 R석 88000원 S석 77000원 티켓을 사야 볼 수 있는 오프라인 유료공연인데 넷플릭스에 공연영상이 업로드되어 있더라구요.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공연은 19금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남자, 술, 연애, XX 등등 방송에서 할 수 없는 수위높은 이야기들을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곁들여 풀어내는데요. 베테랑 개그우먼답게 노골적인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내면서도 적절한 선을 지키는 노련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넷플릭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감상후기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후기, 넷플릭스 스탠딩코미디

 

제목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감독
김주형
출연
박나래
공개일
2019년 10월 16일 (넷플릭스)
장르/러닝타임
스탠딩코미디 / 62분

저래도 되나 싶은..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를 보면서 느낀 건 ‘저래도 되나?’ 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고 여권이 신장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자연예인이 노골적인 자신의 경험을 많은 대중들 앞에서 여과없이 표현하는 게 괜찮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중에 결혼도 하셔야 될텐데.. 제가 너무 보수적인 걸까요. 저의 마음을 박나래도 알았는지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나도 하면서 이게 맞나 지금..” 


예전에 서갑숙이라는 배우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내고 화제를 모은 적이 있었죠. 1999년이니 지금으로부터 20년전이네요. 당시는 서갑숙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위기였습니다. 박나래의 공연을 보면서 지금 시대였다면 다른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됩니다.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구요.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하긴 하지만 무작정 막 던지는 게 아니라 관객들이 웃을 수 있는 포인트에서 적절히 사용하기 때문에 불편함이나 거북한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남성들이 사석에서나 주고 받을만한 무용담(?)같은 이야기를 여성 개그우먼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풀어내니 여성 관객들의 반응이 아주 좋더라구요. 여성은 그런 이야기를 대놓고 하면 안된다는 암묵적인 사회분위기 속에서 박나래의 용감한 시도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박나래니까 가능..

공연에서 박나래는 자신이 연애경험이 아주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성형이후 자신감을 찾았고 자신이 못 건드릴 남자는 없다고 하구요. (표정을 보니 관객들을 웃길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자신감에 가득찬 모습.) 그런 자신감있는 모습때문에 모텔에서 아침에 일어나 부끄러웠던 이야기, 자신을 건드리지 않는 남자에게 분노한 이야기 등등 다소 민망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남자, 술, 연애, XX 자신의 토크주제를 벗어나지 않고 웃음을 주는데 집중하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잘 나가다가 어설프게 정치적인 이야기로 빠지거나 여권신장을 부르짖는 뻔한 스탠딩코미디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런 실수를 범하진 않더라구요.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잘 짜여진 스탠딩코미디로 보긴 어렵습니다. 구성도 약간 산만한 편이고 공연내용도 경험담을 풀어내는 정도에 그쳐 깊이감이 느껴지지 않는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조신한척 내숭떨지 않고 자신의 본능에 충실하며 자신감있게 살아가는 모습은 참 매력적으로 보이더군요. 그런 박나래기 때문에 가능한 공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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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는 이번 공연으로 개그우먼들 중에서는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게 되었을 뿐 아니라 한국 코미디 역사도 새롭게 쓰게 되었네요. 다음 공연에서는 더 공감할 수 있고 더 깊어진 내용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 www.netflix.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