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최애 게임 와우가 새 확장팩 발매를 앞두고 있다. 게임은 장비빨인지라 컴퓨터 사양이 중요하다. 조립한지 5년 넘은 구세대 컴퓨터로 격아까지는 꾸역꾸역 버텨왔는데, 새 확팩 어둠땅의 요구사양을 보니 한숨이 절로 났다. 이제는 바꿀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그래픽카드랑 cpu만 바꿔서 버텨볼 생각이었는데, 결국 거기에 맞는 메인보드랑 램까지 교체해야 하는 상황. 지금 쓰는 컴은 간단한 작업용으로 쓰고 게임 전용 pc를 새로 하나 조립해서 써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컴퓨존 조립컴퓨터, 남자의 컬러 핑크 구매후기
어떤 업체가 좋을까 폭풍검색에 나섰다.
컴퓨터 이용자들의 후기와 pc 관련 까페 등을 눈팅해보니 블루아이티,컴퓨존,컴스클럽,마인드pc,오버시스템 등등 이용자들 평이 괜찮은 몇몇 업체들이 눈에 띄었다. 이곳 저곳 둘러보다 빨리 받고 싶은 마음에 추석 연휴전 배송이 가능한 컴퓨존에서 구매하게 되었다.
컴퓨존에는 가격대별로 조립컴퓨터 패키지 상품들이 다양하게 있다.
내가 원한 조합은 인텔 10400 cpu+박격포 메인보드+ 지포스 GTX 1660 슈퍼 조합. 새 확팩 어둠땅에서 풀옵은 무리지만 옵션 살짝 손보면 적당히 잘 돌아갈만한 사양이다. 내 모니터 해상도는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더 높은 사양은 효율이 떨어진다.
처음엔 최근 발매된 지포스 3000번대를 살까도 생각했지만, 예전처럼 게임을 헤비하게는 못할거 같아서 무난한 조합으로 변경. 쐐기나 돌고 영웅레이드나 가끔 가는 걸로.
암튼 내가 원하는 조합으로 구성된 패키지 상품을 발견했고 바로 주문했다. 상품 이름은 PC_i5540 (i5/1660S) 남자의 컬러 핑크. 구체적인 사양은 아래와 같다.
CPU | [INTEL] 코어10세대 i5-10400F 정품박스 (코멧레이크 /2.90GHz/12MB/쿨러 포함) |
PC 쿨링팬 | [3RSYS] Socoool RC510 RGB (PINK) [CPU쿨러] |
램(RAM) | [삼성전자] 삼성 DDR4 8GB PC4-21300 |
메인보드 | [MSI] MAG B460M 박격포 (인텔B460/M-ATX) |
그래픽카드 | [PALIT] GeForce GTX 1660 SUPER GAMINGPRO OC D6 6GB |
SSD | [SEAGATE] 바라쿠다 120 SSD 250GB TLC 추천조립 ▶RESCUE 데이터복구 플랜 2년◀ |
PC 케이스 | [darkFlash] DLM21 RGB MESH 강화유리 핑크 (미니타워) |
파워서플라이 |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650W 80PLUS Bronze 230V EU HDB PINK (ATX/650W) |
이중 몇몇 부품은 원하는 다른 제품으로 변경해서 주문가능한데, 딱 내가 원했던 구성이라 별도의 변경은 하지 않았다.
남자의 컬러 핑크?
근데 왜 ‘남자는 핑크’라는 말이 생겨난 걸까?
예전엔 ‘여자는 핑크,남자는 파랑’ 이라는 촌스러운 고정관념이 있었다. 한국 사회에서는 남자는 남자다워야 하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핑크색을 좋아하는 남자를 특이하게 바라보는 그릇된 시선이 꽤나 오랜 세월 자리잡아왔던게 사실.
요즘은 그런거 별로 없다. 사실 색깔 취향에 성별을 따진다는게 좀 웃긴다. 핑크색을 좋아하는 남자도 있을수 있고, 나처럼 핑크색 별로 안좋아하는 여자도 있다. ‘남자는 핑크’ 라는 표현은 ‘남자는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유쾌하게 비트는 드립이라고 볼 수 있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암튼 여자임에도 핑크를 싫어하는 내가 핑크색 패키지를 고른 이유는 간단하다. 그래픽카드, 메인보드, cpu가 내가 원하는 사양으로 구성되어 있는게 첫째 이유고, (따로 견적내서 맞추는 방법도 있지만 호환 여부 하나하나 따져야하고 귀찮으니깐.)
두번째 이유는 난 케이스 디자인이나 색깔은 별로 신경쓰지 않기 때문. 잘 돌아가면 장땡이다.
“근데, 생각보다 괜찮은데?”
촌스러운 찐핑크가 아닌 나름 세련된 딸기우유 색감이다. 핑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 눈에도 딱히 거슬리진 않는다.
배송은 주문 다다음날 도착했다. 2일 걸린셈. 추석 택배 대란 시기임을 감안하면 나름 빨리 온 편.
컴퓨존 조립컴퓨터 포장 상태는 괜찮았다. 충격에 예민한 컴퓨터 부품은 포장 상태가 중요한데, 꼼꼼하게 포장되어 있는 모습에 살짝 마음이 놓였다.
밖의 에어캡 포장에 이어 안에는 이렇게 스티로폼으로 보호되어 있다.
본체 내부 부품 사이사이에도 이렇게 에어캡 완충제를 넣어두어 제품의 파손을 최소화한 흔적이 보인다. 나름 꼼꼼하게 신경쓴거 같다.
당연한 말이지만 pc를 사용할때는 완충제는 다 빼야 한다.
주문을 하고 배송을 기다리는데, 컴퓨존에서 메일이 왔다. 조립과정을 사진으로 하나하나 찍어서 보내준 건데, 이걸 보고 나니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게 느껴졌다.
남자의 컬러 핑크 본체 옆 면은 강화유리로 되어 있다. 오른쪽의 고리를 당기면 간단하게 열리고 닫힐때는 자석의 힘으로 깔끔하게 닫힌다. 본체 먼지 청소할때 아주 편할거 같다.
뒷면과 앞면은 이렇게 생겼다. 어차피 책상 밑에 두고 쓸거라 디자인은 별로 신경 안쓴다.
상단 부분에는 전원스위치와 led 조명을 끄고 켤수 있는 스위치, 그외 usb단자와 마이크, 헤드셋 단자가 있다.
상단엔 먼지필터가 있고, 고무자석이 붙어있어 손쉽게 탈착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미들타워케이스가 아닌 사이즈가 작은 미니타워케이스기 때문에 쿨링이 신경쓰였던건 사실이다. 근데 대형 팬들이 많이 들어가 있고, 옆면을 제외한 앞,뒤, 상단이 모두 통풍이 되는 구조인지라 발열 걱정은 크게 안해도 될 듯.
와우 격아 풀옵으로 쐐기를 1시간정도 돌려봤는데 씨피유 온도는 35도 내외, 그래픽카드는 58~63도 정도를 유지했다. 나쁘지 않은 수준.
안에는 대형쿨러들이 자리잡고 있다. 연핑크로 깔맞춤된 모습이 인상적. 패키지로 사니까 이게 좋구나. 뭔가 신경쓴 듯한 느낌. 갬성도 살짝 느껴지구.
선을 연결하고 본격적으로 pc를 작동시켜봤다. cpu 팬 부분과 본체 팬 부분에 예쁜 조명이 들어온다.
시커면 컴퓨터 본체 구석에 대충 쳐박아두고 쓰다가 이런 비주얼을 보니 뭔가 신세계. 게이머들이 본체 알록달록 튜닝하는거 전에는 1도 이해 못했었는데 왜 그러는지 이젠 알거 같다. 느껴지는 감성이 달라.
음.. 모두다 핑크를 외칠때 혼자 까만 몸에 흰색 빛깔 뿜뿜중인 내 그래픽카드. 뭔가 옥의 티이긴한데, 너무 딱떨어지는 깔맞춤도 촌스러우니까 포인트컬러라고 우기는 걸로.
검색해보니 핑크색 그래픽카드도 있긴 하다. 몇년 후 업글할때 살짝 고민해봐야겠다.
본체 상단의 led 스위치를 누르면 전면부 led 조명 색깔도 바꿀수 있고, 조명만 끌수도 있다. (cpu 쿨러 led 조명 끄는 법은 아직 못찾음)
본체 내부를 보니 참 군더더기없이 깔끔하다. 내가 컴퓨터 조립하면 무슨 흉가 구경하는것처럼 엉망진창인데.. 어쩌면 이렇게 예쁘게 잘 정리했을까. 하긴 그러니까 전문가겠지. (가격표를 보면 조립비 25,000원이 따로 책정되어 있다.)
조립컴퓨터 본체 박스외에 컴퓨존에서는 별도의 박스를 하나 더 보내준다. 조립에 사용한 부품들 각각의 정품 박스를 함께 동봉한 것. 구매전엔 중고 부품을 쓰는게 아닌가 살짝 걱정했었는데 이걸 보니 마음이 놓였다.
나중에 부품 교체를 하면서 기존의 부품을 중고로 팔아야 할 일이 생겼을때, 박스가 있고 없고 차이는 엄청나다. 조립에 사용된 부품박스 따로 안보내주는 곳도 많은데, 이건 좀 마음에 든다.
컴퓨존 조립컴퓨터 구매 총평
부품 하나하나 사서 직접 조립한 것보다는 비싸지만 대체로 만족한다. 배송도 빨랐고, 포장 상태나 조립 상태도 좋았다. 제품을 받고 전원플러그를 꼽고 스위치만 누르면 끝. 내가 따로 신경써야 할 부분이 없어서 쾌적함 그 자체였다.
이제 남은건 A/S겠지. 컴퓨터 제품의 특성상 초기 불량 아니면 쓰면서 고장나는 일은 별로 없는 편이긴 하지만, 컴퓨터라는게 언제 뒷통수를 칠지 모르기 때문에 A/S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 현재까지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구매후 1년이내 불량이 발생하면 A/S대행과 재조립까지 처리해준다고 컴퓨존 홈페이지에 적혀있는데, A/S는 아직 안받아봐서 따로 언급할 건 없고,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여기에 A/S 후기 내용을 자세하게 추가할 예정이다.
A/S 보내는 일은 소비자에겐 큰 스트레스다. 그럴 일이 없기를 기대하며 컴퓨존 조립컴퓨터 구매후기는 이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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